일상/이야기

벙커 침대 사용기

오르디네 2023. 4. 27. 17:11

  벙커 침대를 사용한 지 어느덧 7년 정도 지났다. 침대를 교체할 시기가 와서 어떤 침대를 살지 찾아보다가 벙커 침대에 대한 어린 시절의 로망이 있기도 했고, 방이 작아서 수납공간을 확보하고 싶어서 벙커 침대를 구입했었다. 벙커 침대를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도 있긴 하지만 쓰다 보니 그냥저냥 쓸만해서 계속 사용하는 중이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벙커침대는 철재 프레임의 싱글 / 슈퍼싱글 침대가 많았는데 프레임이 20만 원, 매트리스가 10만 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본사 직영으로 같은 회사의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건데도 판매하는 곳에 따라 물품은 같지만 가격이나 혜택을 조금씩 다르게 등록해 놓은 것이 엄청 많아서 괜찮아 보이는 침대를 찾다가 지쳐서 그냥 제일 저렴한 침대를 선택하였다. 매트리스와 침대 프레임을 세트로 묶음 판매하는 걸 구입하는 게 가격이 저렴했지만 그렇게 판매하는 매트리스는 대부분이 폼매트리스라 마음에 들지 않아서 얇은 단면 매트리스를 10만 원 정도에 따로 구입했다. 배송과 설치는 판매업체에서 지원했기 때문에 침대를 설치할 공간만 미리 확보하면 되었다. 

침대 설치 후 매트리스 올리기 전 먼저 올라가보는 고양이.

 벙커침대 세팅 후 책장, 수납장을 모두 침대 아래에 둘 수 있어서 침대 구입 전에 기대했던 빈 공간 확보 효과는 확실해서 좋았다. 침대 아래라서 적당히 어두웠기 때문에 컴퓨터 하기도 괜찮아 보였고, 고양이는 벙커침대가 높은 공간이라 마음에 들었는지 사다리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놀다가 침대 위에서 자곤 했다. 침대의 흔들림은 심한 편이었는데 침대에 누워서 살짝만 뒤척여도 흔들리는 게 느껴질 정도. 

 컴퓨터책상을 세팅하려고 했을때 문제가 발생했는데 예상보다 벙커침대의 높이가 예상보다 낮았다. 구입하기 전에 높이를 대충 재보고 이 정도면 기존에 사용하던 철재 H형 책상과 컴퓨터 구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겠다 싶어서 구입한 거였는데 침대 하부공간이 예상보다 높지 않아서 침대 아래에 책상은 아슬아슬하게 넣을 수 있었지만 모니터 암을 사용 중이던 27인치 모니터가 침대 프레임에 불안하게 닿았고, 의자는 시디즈 의자를 사용 중이었는데 의자 높이를 가장 낮게 설정해도 앉았을 때 머리가 침대 아래에 닿아서 정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하였다.
  침대 아래에 컴퓨터를 세팅하려면 침대 높이를 올리는수밖에 없어서 아마존에서 7cm 정도 Bed riser를 구입해서 침대 다리 아래에 받치고 나서야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의자에 앉으려면 침대 프레임이 머리를 박지 않기 위해 머리를 침대 아래로 숙이고 들어가서 앉아야 하는 불편함이 좀 남아있긴 하지만. 
 침대 높이를 올리면서 컴퓨터 책상 구성은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지만 침대 매트리스 위에 앉으면 천장에 머리가 닿기 직전일정도로 천장에 너무 가깝게 되었다. 

 벙커침대 사용 중에 여름에 발생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여름에 에어컨을 항상 켜둘 수는 없으니 선풍기 위주로 사용을 하는데 벙커 침대는 높이가 높다 보니 선풍기도 높이를 올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침대 위에 데스크용 미니선풍기를 올리리는 것은 안전사고 날 것 같아서 불안해서 일반선풍기 높이를 최대로 높인 후 스톨위에 올려서 사용했다. 높이를 가능한 올렸음이데 선풍기의 높이가 살짝 낮아서 바람이 침대 위로 애매하게 왔다.   
 겨울의 경우 여름보다는 괜찮았는데 매트리스 위에 전기장판을 올리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전기장판을 사용하다가 온수매트로 교체를 하였는데 매트리스 위에 온수매트 모터를 올려두자니 발에 계속 채여서 전원이 꺼지고 침대 아래에 있는 책장에 올려서 쓰자니 매트와 모터의 높이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온수매트에서 주전자에서 물 끓일 때 나는 끼-익 하는 소음이 심하게 발생해서 잠을 몇 번 설친 후 고양이용 라디에이터 해먹을 침대 옆에 달아서 거기에 온수매트 모터를 올려두고 사용하였다. 

 침대 윗쪽은 수납할 공간이 없다 보니철망 파티션을 구입해서 바구니를 걸어서 작은 수납공간을 만들어서 사용 중이다. 파티션 설치 전에는 침대 위에 물건 놔뒀다가 잠결에 떨어트릴까 봐 불안하기도 하고 태블릿을 떨어트려서 바닥 걸레받이를 박살 낸 일이 있었는데 파티션으로 물건 놔둘 공간이 생겨서 스마트폰이나 충전기를 넣어둬서 물건 낙하 걱정은 많이 줄어들었다. 

 벙커 침대를 4년 정도 사용한 후 나사를 조여도 흔들리는 게 예전보다 심해졌길래 기존에 사용하던 침대는 폐기하고 침대 아래에 책상 넣는 걸 포기하고 높이가 낮은 벙커침대 다시 구입했다. 저번에 사용하던 침대는 잘못하면 천장에 머리를 박을 것 같아서 침대 위에서는 머리에 신경 쓰면서 움직여야 했었는데 새로 구입한 침대는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아서 침대 위와 천장 사이에 여유가 있다 보니 답답한 느낌은 덜했다. 책상이 안 들어간다는 거 말고는 책장과 수납장 같은 것들은 침대 아래에 그대로 넣을 수 있었고, 이런저런 물건을 놔두고 사용하는 중이다.